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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온라인 게임 계정 거래, 계정 회수의 법적 분쟁

게임 계정 및 아이템을 현금으로 거래하는 시장 규모가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공식적인 거래 시스템이 아닌 개인 간 거래나 중고 거래 플랫폼을 이용하는 과정에서 대금 편취나 계정 무단 회수와 같은 법적 분쟁 역시 급증하는 추세입니다.

 

본 글에서는 게임 거래 과정에서 발생하는 기망 행위 및 양도 후 회수 행위에 대해 대법원 판례의 형사 처벌 기준을 분석해 보고자 합니다.

1. 게임 계정 거래의 약관상 효력

  • 약관상 현금거래 금지와 민사적 제재

일반적으로 국내외 주요 게임 서비스 제공자는 이용약관을 통해 게임 계정, 아이템, 게임머니 등의 현금거래를 전면 금지하고 있습니다. 이를 위반하여 거래를 진행하다 적발될 경우 게임회사로부터 이용정지나 계정 삭제 등 서비스 이용 계약 해지에 상응하는 제재 조치를 받을 수 있습니다.

즉, 계정 거래는 게임사와의 계약(약관)을 위반한 민사적 제재 대상일 뿐 거래 행위 자체만으로 형사처벌을 받는 범죄는 아닙니다.

 

  •  약관 제재에 대한 사법부의 판단

다만 게임회사의 약관에 의한 제재가 무제한으로 인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대법원은 약관의 해석에 있어 작성자 불이익의 원칙을 적용하므로 약관 조항의 내용이 불명확하거나 모호할 때는 가입자가 아닌 사업자에게 불리하게 해석해야 한다고 판시한 바 있습니다 (대법원 2009다79644 판결).



2. 게임 아이템의 법적 성질과 재산적 가치

형사법적 관점에서 게임 계정 내 자산이 보호 대상이 되는지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게임 아이템의 법적 성질을 규정해야 합니다.

법조계와 학계에서는 게임 아이템을 단순한 사이버 데이터가 아닌 전자적 '정보'이자 무형의 '재산상 이익'으로 명확히 규정하고 있습니다. 재산적 가치가 인정되기 때문에 아이템 거래 과정에서 기망행위가 개입된다면 일반 사기죄가 성립하며 정당한 권한 없이 타인의 계정에 침입하여 아이템을 임의로 이전시키는 행위는 컴퓨터등사용사기죄 내지 정보통신망법 위반죄의 적용 영역에 포함됩니다.

3. 유형별 범죄 행위에 대한 대법원 판례

계정 거래 과정에서 발생하는 분쟁은 구체적인 행위 유형에 따라 형법 제347조(사기죄)와 제347조의2(컴퓨터등사용사기죄)의 성립 여부가 엄격하게 갈립니다.

① 계정 미보유 상태에서의 판매 행위 - 일반 사기죄

실제 양도할 수 있는 게임 계정을 보유하고 있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마치 계정을 정상적으로 넘겨줄 것처럼 구매자를 기망하여 대금을 편취하는 행위는 형법 제347조 제1항의 사기죄가 명백히 성립합니다. 이는 하급심 재판부에서도 일관되게 유죄를 선고하고 있는 전형적인 기망 범죄입니다 (청주지법 2024고정149, 대구지법 2023고단2688 등 판결).

② 계정 양도 후 무단 회수 행위 

계정을 정상적으로 유상 양도하여 대금을 수령한 이후 최초 개설자라는 점을 이용하여 비밀번호를 임의 변경해 계정을 회수하는 행위는 법리적으로 매우 정밀한 접근이 필요합니다.

  • 일반 사기죄 성립 요건: 만약 양도인이 처음부터 일정 기간이 지난 후 계정을 다시 회수할 의도나 계획을 가지고 양도 계약을 체결한 것이라면, 구매자에게 배타적인 사용 권한을 이전할 의사 없이 대금을 편취한 것으로 보아 사기죄가 성립할 수 있습니다 (대전지법 홍성지원 2023고정11 판결).
  • 컴퓨터등사용사기죄의 불성립 원칙: 많은 이들이 타인의 명령 없이 계정 정보를 변경한 점을 들어 컴퓨터등사용사기죄(이하 컴등사)의 성립을 주장하지만, 대법원의 판단은 다릅니다.

대법원 2020. 2. 27. 선고 2019도14960 판결 [대법원의 입장]

대법원은 온라인 게임 서비스 제공자가 계정 양도 행위를 공식적으로 승인하여 계정의 명의 자체가 변경되었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게임회사와의 관계에서는 최초 계정 개설자(양도인)가 여전히 해당 계정에 대한 정당한 접근 권한을 보유하고 있다고 보았습니다. 따라서 양도인이 계정에 접속하여 비밀번호를 변경한 행위는 컴등사의 구성요건인 '권한 없이 정보를 입력·변경하는 행위'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본 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판시하였습니다.

일부 하급심 판결(인천지법 2016고단7997, 광주지법 해남지원 2019고단311 등)에서 컴등사를 인정한 예외적 사례가 존재하나 대법원의 확고한 법리에 따르면 비밀번호 변경 행위 자체를 컴등사로 처벌하기는 어려우며 계약 당시 정황을 토대로 '처음부터 회수할 목적이 있었음'을 증명하여 일반 사기죄로 기소하는 것이 타당합니다.


계정 회수 사건의 경우 가해자가 사후적인 변심을 주장할 때 처음부터 회수할 목적이 있었음을 고소인 측에서 입증해야 하므로 초기 대응이 다소 까다로울 수 있습니다. 

 

분쟁 발생 시 거래 당시에 주고받은 대화 내역 원본, 판매자의 인적 사항을 확인할 수 있는 자료, 이체 내역서 및 회수 직후 정상적인 접근이 불가능함을 증명하는 캡처 내역 등의 객관적 증거를 면밀히 확보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