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변호사 김봉준입니다.
중·고등학교 시험기간이 다가오면 내신 성적과 수행평가 등급 하나에 아이들과 학부모님들의 신경이 극도로 예민해집니다. 이러한 입시 압박 속에서 최근 상위권 학생들 사이에서 발생하는 학교폭력은 과거의 단순한 신체 폭력을 넘어 성적 교란과 결부된 '고도화된 지능형 범죄'의 양상을 띠고 있습니다. 법률적 관점에서 이는 학교폭력예방법상의 조치를 넘어 형법상 강력 범죄가 성립되어 실형 및 형사 전과로 이어질 수 있는 중대한 사안입니다.
오늘은 실무에서 자주 발생하는 두 가지 지능형 학폭 유형을 중심으로 명확한 판례와 법리적 검토 내용을 공유해 드립니다.

1. 수행평가 및 숙제 대리 작성 강요 '형법상 강요죄'
가장 빈번하게 발생하는 유형으로 상위권이나 교내 권력을 쥔 학생이 하위권 또는 유약한 학생에게 자신의 수행평가 과제나 숙제를 대신 작성하도록 압박하는 이른바 '수행평가 셔틀'입니다.
가. 형사법적 검토: 강요죄 및 특수강요죄 성립
- 강요죄의 성립: 형법 제324조 제1항은 폭행 또는 협박으로 사람의 권리행사를 방해하거나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한 자를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타인의 과제를 대신하는 것은 법령이나 계약상 '의무 없는 일'임이 명백하므로 본 요건을 충족합니다.
- 협박의 범위: 대법원 판례에 따르면, 강요죄의 수단인 '협박'은 반드시 명시적이지 않더라도 말이나 행동을 통해 상대방에게 해악을 고지하여 의사결정의 자유를 제한할 정도면 충분합니다 (대법원 2017. 10. 26. 선고 2015도16696 판결).
- 기수와 미수: 폭행·협박으로 인해 피해 학생이 실제로 대리 작성을 해 주었다면 '기수', 겁은 먹었으나 대리 작성을 거부했다면 '미수'로 처벌됩니다 (서울고등법원 2021노109 판결).
나. 학교폭력예방법 및 학업성적관리위원회 검토
- 학폭위 조치: 학교폭력예방법 제2조 제1호는 "강요·강제적인 심부름"을 학교폭력으로 명시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사안의 심각성에 따라 출석정지(6호), 강제전학(8호), 퇴학(9호) 등의 중징계 처분이 내려질 수 있습니다.
- 학업성적관리위원회의 성적 처리: 대리 작성된 결과물이 제출되어 채점되었다면 초·중등교육법 시행규칙 제24조에 따른 '학업성적관리위원회'의 심의 대상이 됩니다. 다만 위원회는 독자적 처분권이 없는 학교 내부 심의기구이므로, 심의를 거쳐 학교장이 최종적으로 가해 학생의 성적을 '0점 처리(무효)'하는 결정을 내리게 됩니다 (대전지방법원 2025구합200621 판결).

2. 부정행위·약점 빌미 금품 요구 및 협박 '형법상 공갈죄'
시험기간 중 우연히 목격한 친구의 부정행위나 개인적인 약점을 도구로 삼아 "선생님에게 일러서 시험 점수를 0점 만들겠다"고 협박하며 금품을 갈취하거나 괴롭히는 유형입니다.
가. 형사법적 검토: 공갈죄 vs 협박죄 vs 강요죄
- 공갈죄 성립: 타인의 약점을 빌미로 해악을 고지하여 겁을 주고 금품을 교부받는 행위는 형법 제350조 제1항(공갈죄)에 해당하여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집니다. (서울중앙지방법원 2012고단2445 판결).
- 정당한 권리 행사와의 구별: 가해 학생 측에서 "부정행위를 신고하는 것은 정당한 권리 아니냐"고 항변할 수 있으나, 법원은 권리실현의 수단과 방법이 사회통념상 허용되는 범위를 넘었다면 공갈죄가 성립한다고 일관되게 판시하고 있습니다 (대법원 2015도16696 판결, 청주지방법원 2013고단1127 판결).
- 단순 괴롭힘이나 심부름 강요의 경우: 금품 요구 없이 약점 빌미로 겁만 주었다면 협박죄(형법 제283조 제1항)가 성립하나, 이는 반의사불벌죄입니다. 만약 약점을 잡아 심부름을 시키거나 특정 행동을 강제했다면 협박죄는 강요죄에 흡수되어 강요죄만 성립합니다 (광주지방법원 2020고단2667 판결).
나. 학교폭력예방법 및 학업성적관리위원회 검토
- 학폭 조치 가중: 법 제2조 제1호에 따라 공갈·협박 역시 명백한 학교폭력입니다. 특히 가해자가 피해 학생의 신고나 고발을 막기 위해 보복성 협박을 가한 경우라면, 법 제17조 제2항에 의거하여 징계 조치가 대폭 가중되거나 병과됩니다.
- 성적 처리의 딜레마: 이 사안 역시 학업성적관리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부정행위 처리 절차가 진행됩니다. (교과협의회 → 위원회 심의 → 학교장 결재 → 징계 순) (대전지방법원 2025구합200621 판결). 이 과정에서 피해 학생 또한 부정행위자로 함께 처벌받을 위험이 크므로 해당 부정행위가 가해자의 강요와 협박에 의해 억지로 유발된 것임을 심의 단계에서 법리적으로 적극 소명하여 감경을 이끌어내야 합니다.
3. 행정·형사 절차의 동시 병행
- 절차의 독립적 진행: 학교폭력예방법에 따른 조치는 학생의 선도와 교육을 목적으로 하므로 형사처벌과 취지가 다릅니다. 따라서 형사 사건의 결론이 나기 전이라도 학폭위 징계 절차를 진행하는 것은 무죄추정의 원칙에 반하지 않고 적법합니다 (서울서부지방법원 2019가합34275 판결).
- 집행정지 인용의 까다로움: 학폭 생기부 기재를 막기 위해 집행정지 신청을 내더라도 법원은 본안 청구의 승소 가능성뿐만 아니라 '학교폭력의 심각성, 재발 방지 필요성' 등을 종합 고려하여 매우 엄격하게 판단하므로 쉽게 인용되지 않습니다 (대법원 2025무565 결정). 초기 사안 조사 단계부터 빈틈없이 방어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4. 학부모가 반드시 알아야 할 조치
- 디지털 증거 조기 보전: 카카오톡, DM 등 협박 메신저 내용, 대리 작성된 수행평가물 원본 파일, 금품 수수 내역 등 객관적 증거를 가해자가 인멸하기 전에 신속히 확보해야 합니다.
- 지체 없는 분리 조치 요구: 학교폭력예방법 제16조 제1항에 의거하여, 학교장은 학폭 인지 즉시 가해자와 피해 학생을 분리해야 할 의무가 있습니다. 시험기간 보복 우려를 차단하기 위해 이를 적극적으로 요구하십시오.
- 피해 학생의 이중 처벌 방어: 유형 2의 경우, 피해 학생이 부정행위자로 낙인찍혀 교내 성적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학업성적관리위원회 단계부터 강박에 의한 행위였음을 대법원 판례를 기반으로 명확히 소명해야 합니다.
한순간의 잘못된 대응이 자녀의 형사 전과와 대학 입시 탈락이라는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낳을 수 있습니다.
사안의 조짐이 보이거나 학교로부터 연락을 받으셨다면 학교폭력 전문 변호사의 정밀한 법률 진단을 받아 안전하고 확실한 대응 체계를 구축하시기를 권장합니다.
자녀의 미래와 법률 문제로 고민하고 계신 학부모님들께 상시 명쾌하고 신뢰할 수 있는 법적 해답을 제공해 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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